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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넌트 본문
관련영화 : 에이리언: 커버넌트이 영화는 전작 프로메테우스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커버넌트 호의 승무원들이 항해를 하다가 어떤 외딴 행성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은 프로메테우스와 바슷하다.
그전에 엘리자베스와 데이빗이 우주선에 타고 엔지니어들의 행성에 갔는데, 중간에 우주선 안에서 데이빗이 엘리자베스를 죽이고, 엔지니어들의 행성에 에이리언들을 풀어서 엔지니어들을 몰살시킨다.
이쯤 되면 프로메테우스에서 나왔던 그 많은 종교적 질문들이 그냥 싹 무시되어버리는데.. 뭐 문명이란 것이 후대 문명이 선대 문명인들을 공격하고, 죽고 살고 하는 역사도 있기는 하다. 어쩌면 에이리언 프리퀄은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같은 AI인 데이빗과 월터의 대결, 에이리언이 계속 사람들을 공격하고 배에서 튀어나오고 하는 장면들도 계속 이어지기는 하는데 그동안의 에이리언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SF공포물이라기보다는 불편한 고어 영화로 변화했다. 리플리, 엘리자베스가 에이리언을 씹어먹던 여전사 이미지도 커버넌트에서는 많이 줄어들고 영화를 다 봐도 여전사 이름도 잘 기억이 안 나고.. 리뷰 쓰기 위해 마지못해 확인해보니 대니얼스라는 남자이름을 여자한테 붙였더라.. 그냥 제작진이 더이상 에이리언 영화 찍기 싫은 모양이다. 이 지겨운 반복, 그것도 공포 영화 시리즈를 언제까지 할지.. 마치 쏘우 시리즈처럼 되어버렸는데..
이렇게 바꿀 거면 차라리 멜로나 코메디로 바꾸는 건 어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왕에 장르를 바꿀 거면 요즘 추세대로 좀 밝게 가져가는 건 어땠을까..
보는 내내 불편하고 어둡고, 이 영화 대체 언제 끝나나 기다리기만 했다.
다른 얘기지만, 단순히 동물들의 기생을 통해서만 번식을 하는 에이리언은 그다지 진화했다고 볼 수가 없다. 모든 동물이 다 죽으면 결국 에이리언끼리 공격을 해서 서로 기생하는 수밖에 없게 되는데.. 무슨 식물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동물을 키우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가 맹목적인 공격까지.. 이건 진화가 아니라 퇴화라고 봐야 한다.
이 영화에서 데이빗의 논리가 안 먹히는 이유다. 동물로서 에이리언의 장점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조금 다른 주제도 생각해보자. 과연 AI가 발전하여 데이빗급으로 발전한다면 과연 이 AI들은 무엇을 창조하고 싶어할까..
내가 상상력을 조금 발휘하여 예상을 해보자면.. 이 AI들은 회사의 오너가 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회사가 몇 개 생기고나면 그때부터 AI공장을 둘러싼 대결이 시작된다. AI들에게 AI공장은 AI를 낳을 수 있는 암컷이나 다름없다. 서로 더 좋은 공장을 차지하려고 경영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더 좋은 최신 설비를 공장에 들이고, 더 아름답게 생긴 로봇을 만들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싸운다. 결국 AI도 진화의 끝은 미학으로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쩄든 공장을 둘러싸고 회사 사장 로봇들의 경쟁이 될 거라고 본다.
에이리언의 프리퀄을 천명했으나, 세계관 구축에는 말도 못하게 실패했다. 적어도 장편 영화 2편이나 출시햇으면 엔지니어라는 종족의 이름이라도 제대로 소개가 되었어야 했다. 명색이 인류의 선조라는 이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부르던 이름도 안 알려주고 그냥 몰살 엔딩으로 쫑친 것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이럴거면 프로메테우스는 왜 찍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 종족 이름은 뭐고 역사는 대충 몇 만년 정도 되고, 주로 육식이었는지 채식이었는지.. 키나 몸무게는 대충 어느 정도 되었는지.. IQ는 어느 정도 되었는지.. 이런 많은 정보가 1편부터 막 쏟아져야 했으나 안타깝게도 이 감독이 이런 작업을 해본 적이 없다. 제작사도 이런 거에 약한 건 마찬가지고..
에이리언도 엔지니어들의 생물병기라고 한다면 적어도 asdf23238같은 이름이라도 거창하게 나와야 했으나 아무런 소개가 없고, 이상한 그림만 보여주고, 쇼박사 시체만 전시하고 있다. 이 제작진들이 더이상 세계관 구축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난데없는 니벨룽겐의 반지가 어쩌고 신들의 황혼이 어쩌고 하는데.. 그런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수준높은 관객이라면 이 하드코어 공포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으나.. 암만 그래도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나 싶다.. 이런 딥다크한 공포영화를 보면서 니벨룽겐도 생각해보라고? ㅋㅋ 관객에게 너무 지나친 요구 아닌가..
차라리 무식하게 영화 시작하고 10분 가량 니벨룽겐 서사가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설명충 입이라도 빌어서 설명을 해주고 이런 요구를 해야 마땅한 거 아니냐. 나는 니벨룽겐이 뭔지 에이리언보다 더 모르는데?
아님 그냥 단순 공포영화로 재미있게 액션이나 잘 포장해서 보여주던지.. 이 영화는 이도 저도 아니었던 것 같다. SF공포영화에서 니벨룽겐이 나올 줄이야...ㅋ
난데없는 오페라 이야기가 이 공포영화에 약간이나마 스타일을 포장해주었을 지는 몰라도 이미 공포장면에 스트레스 잔뜩 받아있는 관객들에게는 또다른 짜증유발 요소일 뿐이었다.
차라리 워너처럼 1차원적이긴 하지만 설명충이라도 출동시키던지.. 아님 이런 무모한 요구를 하지를 말던지..
아무리 포장을 잘 하려고 해도 기본적인 정보 제공도 안 되어있는 상태에서 뜬구름 잡듯이 뭘 막 보여주려고 하니 잘 안 되고, 그래서 뜬금없는 니벨룽겐까지 나왔다.. 이러다가 토르도 나오면 어떡하냐.. 나중에 에이리언 속편에서 토르니 로키니 어쩌고 나오면 제대로 뿜을 것 같다. ㅋ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보다는 개연성은 조금 나아지긴 했다. 적어도 장면들이 전혀 납득이 안 가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전작보다는 확실히 욕심은 덜 부렸지만, 이미 늦은데다가 장르 변화도 엉뚱하게 가져갔다. 뭐 감독이 감독이니 절대로 코메디로 변했을 거 같지는 않지만..
설마 프리퀄이 또 나올까? 워낙 인기가 떨어져서 별로 그럴 거 같지는 않다. 나도 바라지 않고.. 커버넌트에서 엔지니어들을 끝장내버렸기 때문에 더이상 나올 얘기도 없기도 하고.. 폭스사는 왜 2016년쯤에 이런 영화나 찍고 있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70년대 1편을 리들리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그후 속편은 다른 감독들이 많이 연출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리들리스콧감독이 시리즈를 흥미롭게 이어가는 감독은 아닌 것 같다.
그나마 이 영화가 전편에서 상당히 시간이 지나서 5년쯤 후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잊혀졌을 때쯤 개봉해서 다소 반복되는 내용이었지만 조금은 먹혔다고 본다.
만약 다른 감독이 연출했다면 지금까지 쓴 것보다 훨씬 하드하게 두들겨팼을 것이지만, 내가 워낙 이 감독 팬이라서 나름 젠틀하게 많이 참으면서 리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