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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영화 : 블레이드 러너 2049
설마 이 영화의 속편을 보게 될 줄이야.. 블레이드러너가 개봉한 것이 1982 년도이니 35년만에 속편이 제작된 것이다. 이 정도 기간이면 속편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요즘의 헐리웃이 이 영화의 속편을 제작할 리가 없을텐데..하고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소니 타이틀이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이 영화의 속편은 기대도 안 했고, 그다지 나와달라고 빌었던 적도 없었다. 그래서 2049가 개봉했을 때 상당히 당혹스럽긴 했는데 필자가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영화관에서 관람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제와서 때늦은 관람을 했는데..
동영상 소스의 문제인지 영화 전반적으로 너무 어둡다. 그리고 등장인물도 너무 적고, 중요 인물들이 제대로 이름도 안 나와. 창녀역의 여자는 대체 이름이 뭐지? 그 쩔던 OST는 어디 갔는지? 런닝타임이 2시간 40분이나 되는데 개연성이 부족해? 여러가지 불만이 생겼다. 하지만 속편이 나와준것도 어디인가..
전작은 80년대에 나온 dirty SF의 대표격인 영화이다. 다른 SF 영화들이 반질반질한 광택이 줄줄 흐르는 우주선을 보여줄 때 블레이드러너는 뒷골목의 지저분한 광경과 우중충한 LA, 온갖 기괴한 기계들이 즐비한 공장이나 창고 같은 장소를 보여주었다. 주제의식은 뭐.. 훌륭했고.. 이런 영화를 하드보일드 SF라고 했던가.. 뭔가 명칭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컨택트의 감독이 2049를 찍는다고? 그 고급진 SF를 찍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대체 왜 2049를 찍겠다고 나선 건지 상당히 의아했다. 2049를 다 보고나니 빌뇌브 감독 나름대로 원작을 잘 해석하고 자기만의 블레이드러너를 열심히 찍었다고 본다. 다만 원작이 지향하던 스타일과는 많이 동떨어져 버렸지만.. 이렇게 때깔 좋은 블레이드러너라니.. 그나마 빌뇌브 감독이 자기 스타일 많이 죽이고 최대한 지저분하게 촬영해줘서 고맙기까지 했다.
빌뇌브 감독이 2049를 찍을 생각이었으면 공장에라도 취직해서 몇 달간 노동을 해봤어야 했다. 현대 문명을 비판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모더니즘이나 포스트 모더니즘 같은 것을 다루려면 최소한 공장 노동은 필수이다.
신세대 경찰로 등장한 조 역의 라이언 고슬링은.. 신세대 답게 고급지게 생기긴 했지만 너무 안드로이드 연기를 잘 해줘서 사람인지 기계인지 착각할 정도였다. 꽤나 터프하고 인간미 넘쳤던 전작의 해리슨 포드하고는 너무 많이 달랐다. 그냥 그의 연기력을 칭찬하고 넘어가자. 설마 신세대 블레이드 러너를 아무나 시켰겠는가.. 감독이 고심하고 고심했겠지..
그리고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자신이 이어가던 시리즈를 거의 다 신세대들에게 물려주는 것 같다. 스타워즈 시리즈도 그렇고, 블레이드러너도 그렇고.. 솔직히 블레이드러너는 그닥 기대도 안 했지만 이렇게라도 유산 상속을 해주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이 영화에서 잔인한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데.. 다른 건 다 넘어가겠지만 레이첼을 닮은 듯한 여자를 총으로 쏴죽이는 씬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고 본다. 관객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 그랬다.
이 영화의 주제는 대체 무엇일까.. 삭막한 대도시에서의 출세, 마찬가지로 삭막한 공장, 취업의 어려움, 빈부 격차, 부자와 서민의 거대한 괴리, 광기에 찬 매드 사이언티스트, 비현실세계의 캐릭터에 대한 사랑.. 대충 이런 것들일 것이다. 2049는 이런 것들을 적절히 잘 보여줬다고 본다.
만일 꿈에서 기괴한 것을 봤다면 자신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인가? 이 나이에? 아니면 미친 것일까? 아니다. 분명 현실에서 그런 비슷한 것을 직접 본 것이다. 그 기억이 그런 꿈을 만든 것이다. 아마도 공장이나 허름한 창고, 자동차 수리점, 공업소, 전자제품 전시회, 공항 같은 장소에서 봤을 것이다.
이 영화에 점수를 더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던 스타일과 조금 달라서 70점으로 그친다. 그래도 이 정도면 빌뇌브 감독은 대단한 감독이긴 하다.
'블레이드러너2049'는 조금은 기대를 했던 2017년의 다른 작품들, 토르-라그나로크, 저스티스리그, 미이라, 캐리비안의해적, 다크타워, 가오갤2, 스타워즈8 등등이 다 그저 그랬는데 유일하게 A급 SF영화로서 제몫을 한 영화였다. 거의 혼자서 2017년을 지켰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오스톰도 내가 보기엔 괜찮았으나 전반적인 완성도가 너무 후달려서 다른 평론가들에게는 점수를 많이 까였다.
일본 애니판처럼 헐리웃SF제작도 2017년에는 너무 다작 분위기로 흘러 갔다. 그래서 2017년도에 제대로 건진 애니도 별로 없고 헐리웃 SF영화도 거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