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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rnals 본문
이 영화는 매우 혼란스럽게 시작한다. 처음 30분간은 그냥 모든 장면이 어색하고 이걸 계속 봐야하나 싶다. 이카리스와 세르시의 연애담을 계속 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처음에는 너무 어색해서 이거 혹시 아동영화인가 싶었는데 갑자기 로맨스 파트가 나와서 당혹스러웠다. 이러면 애들도 못 보지 않나...
다만 옛날 파트가 끝나갈 때쯤부터는 그나마 좀 나아지고 이 영화 본연의 자중지란이나 치정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건 히어로 영화라기보다는 멜로 드라마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감독도 애초에 그쪽 전문가인 것 같고.. 중반 이후부터 아예 대놓고 "저스티스 리그"를 판박은 듯한 전개도 놀랍다. 대체 왜 마블에서 저리를 따라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리에서 팀내 자중지란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한 것인지 아주 제대로 자중지란을 보여준다. 이카리스 대 다른 멤버간의 갈등은 영화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저리+가디언스오브갤럭시 같았다.
이카리스는 제대로 흑화된 슈퍼맨 버전이었다. 테나는 마블버전의 아쿠아맨이었고, 드루이그는 플래시맨, 세르시는 대충 원더우먼과 비슷하긴 했다. 다만 순전히 영화적 재미만 놓고본다면 차라리 저리가 더 나았던 것 같다. 저리가 더 유치하고 어설프게 제작되긴 했지만 별 생각없이 보면 못 볼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터널스는 시나리오 자체가 불편하고 결정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다 어딘가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연기를 못 하는 배우들은 아니었는데.. 카메라도 계속해서 드라마 스타일이었고.. 전반적으로 히어로 영화를 너무 드라마처럼 연출한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이런 불편한 히어로 드라마를 좋아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평론가들이 저리의 실패를 갈등 부족으로 몰고가서 마블에서 이 떡밥을 물은 것 같은데 그 사람들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그런 건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더구나 스타일로 승부를 보는 워너 영화 특성상 저리는 차라리 자중지란이 적은 게 낫다.
그리고 저리는 개봉한 게 벌써 2017년으로 4~5년이나 지나서 사람들도 잊은 지 오래이다. 굳이 이제 와서 과거의 망작을 들춰낼 필요도 없었다. 워너는 새로운 영화로 다시 되살아나고 있고.. 제발 평론가들의 어설픈 해석에 영화 제작진이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사람들도 자기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 뿐이다.
이 영화에서 논란이 되었던 원폭 이야기는 나도 불편했다. 그리고 인류의 기술발전이 전부 이터널스 도움이었다는 식의 자랑질도 불편했고.. 허세가 심해도 너무 심해서 괜히 영화 보기만 더 불편해졌다. 자오 감독은 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아저씨들이 허세부리면서 농담이나 하는 영화를 제작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줄거리에 허점도 많은데 팀원을 모아보자는 이카리스가 막판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는 것은 해도 너무 했다. 요즘 디즈니 pc영화처럼 백인 남성/여성은 전부 퇴장당하고 마동석조차 퇴장시키고 세르시나 띄워주고 있다니.. 감독이 누굴 좋아하는지 뻔히 보이는 대목이었다. 가오갤과 비슷한 뉘앙스로 끝이 나긴 하는데 과연 이 영화가 속편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타이틀롤이 지나가고 나서도 쿠키가 너무 많고 속편을 만들고 싶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여서 안쓰러웠다.
내용은 신화적이고 우주적 존재에 대한 내용인데 게이 성소수자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뜬금없다.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타노스와 어벤져스가 싸울 때 왜 이터널스가 안 도와줬냐는 질문도 있는데.. 이터널스가 데비안츠와 싸우는 것을 보아하니 미안한 말이지만 어벤져스를 도와주러 왔더라도 별 도움은 안 됐을 것 같다. 이터널스는 그냥 데비안츠만 담당하는 게 맞다. 이터널스는 전투력이 낮아도 너무 낮아서 높은 급의 전투는 그냥 어벤져스끼리 알아서 하는 게 더 낫지 싶다. 그나마 잘 싸우는 이카리스, 길가메시도 퇴장시키는 바람에 더 그렇게 되었다.
연기는 배우들이 다 중간은 했던 것 같다. 다만 세르시 역할이 너무나 복잡하고 이 영화에서 지나치게 중요하다보니 세르시 역 배우(젬마 찬)의 캐파를 한참 넘어버렸다. 세르시 배우는 후반부에서는 그냥 우물쭈물 못하는 표정만 하다가 영화가 다 끝나더라.. 연기력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다. 젬마 찬이란 배우에게는 너무 어려운 역할이었다.
배우진이 크게 나쁜 건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드라마 내용과 어울리지 않고 미스캐스팅이었다. 이터널스라는 작품에 맞추려면 좀더 드라이한 느낌의 배우진으로 구성해야 했다. 이런 거라면 폭스사가 잘 할텐데.. 왜 디즈니가 맡아가지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리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야기할 것도 많고 감독이 장르를 몰이해하고 이상하게 연출한 것을 까는 것도 재미있다.
다른 영화를 벤치마킹할 수도 있기는 하다. 이런 것도 문화의 단면이기는 하겠지.. 그걸 마블에서 기대한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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