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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는 재밌게 본 영화 본문

영화

생각보다는 재밌게 본 영화

데커드1 2021. 6. 12. 14:15

관련영화 :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인터넷에서 심하게 까이면서 망한 영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게 본 영화였다. 나중에 나온 배대슈나 수스쿼를 생각한다면 그린랜턴 정도야 뭐..

그렇다고 너무 오해하지는 말라는 의미에서 점수는 2점을 준다. 

 

그린랜턴이 만일 흥행이 잘 됐으면 곧바로 저스티스 리그 영화를 찍어서 그린랜턴도 합류했으면 좋지 않았냐는 말도 많은데.. 나는 사실 반대 입장이다. 원작에도 그린 랜턴은 자기 팀이 따로 있고, 이 영화에서 이미 그린 랜턴 군단까지 다 보여준다. 이런 상황인데 다음 영화에서 다른 팀에 갑자기 합류를 왜 해? 

마치 L사에 입사한 사람이 갑자기 다음달부터 S사 사람들과 일하게 된 상황이라고나 할까..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왜 뻘줌하다고 하는지 대충 이해가 될 것이다. 아니면 그린랜턴이 무슨 딴 회사 파견 나간 비정규직 노동자라도 되는지?

 

지구에 저스티스 리그가 있다면 우주에는 그린 랜턴 군단이 있다. 우주 이야기를 할 때는 그린랜턴 군단을 통해서 해라.. 그린 랜턴 군단이 우주적 빌런들을 모두 소개시켜주겠다.. 이런 식으로만 풀어갔어도 적어도 최소한의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DC는 그런 게 안 보이는 듯 하다. 솔직히 내가 봤을 때는 원작부터 별로라고 생각한다. 이건 말하자면 미국판 드래곤볼이다. 개연성은 좀 떨어지더라도 액션으로 밀고 나가는 타입이라고나 할까.. 드래곤볼을 실사화하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다들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디씨 영화도 실사화가 쉽지 않다. 

 

이미 저스티스리그 영화가 출시가 되었고, 그린랜턴이 빠진 채로 상영을 했는데, 앞으로 저리2, 3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린랜턴은 쭉 빠졌으면 한다. 원작에서 아무리 바보같은 짓을 하더라도 디씨가 영화판에서 큰 돈 까먹는 짓은 하지 않기 바란다. 그리고 자기네 코믹스가 이상한 것을 가지고 괜히 배우들이나 감독탓만 하지는 말고..(물론 저리는 감독의 뻘짓도 좀 있었지만..) 

그리고 저리에서 6명 갖고도 이미 파워 인플레가 너무 심해서 그린랜턴까지 합류했다면 영화만 더 엉망이 됐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린랜턴이 저리에 들어가려면 어떤 우주적 빌런이 등장하여 그린랜턴 군단 수백명을 처치해버려서 할 조던이 같이 일할 멤버도 없고 힘이 빠졌으니 어쩔 수 없이 저리 팀과 합류하게 되었다..라는 식으로 무리수를 둬야 한다. 

 

저리를 보고왔다. 나의 예상은 전혀 빗나가지 않았다. 저리에 그린랜턴까지 끼었다면 정말 큰 일날 뻔 했다. 빌런에 대한 설정도 미약한데 히어로는 왜 또 쓸데없이 그렇게 많아가지고.. 히어로가 꼴랑 3명이었던 배대슈에서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되었는데, 6명이나 되니 저리가 완전히 난리통이 되더군..

 

리뷰 쓰는 김에 그린랜턴도 다시 감상해봤지만 그닥 별다르게 얘기할만한 게 없다. 그냥 평범한 히어로 영화였는데 왜 이거 가지고 말이 많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초반 스토리는 마치 '마크로스 플러스'를 보는 듯했는데, 비행기 조종을 하면서 맨탈이 나가지를 않나, 그래서 전투기 박살내놓았는데, 반지는 그 모양인 할 조던을 고르지를 않나.. 원작 팬이었다면 상당히 불쾌했을 시나리오였던 건 확실하다. 

좀 재미가 떨어지더라도 할 조던이 멀쩡할 때 반지의 선택을 받았어야 했다. 전투기가 추락할 뻔하다가 할 조던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무사히 착륙시켜서 사람들의 갈채를 받고 집으로 왔다. 그런데 반지가 지구를 돌아다니다가 할 조던을 발견하고 안으로 쏙 들어갔다. 차라리 이런 스토리가 나았다. 

이 영화의 빌런인 헥터 박사도 너무 찌질하게 나와서 상당히 별로였다. 히어로 영화인데 빌런을 이렇게 찌질하게 만들다니.. 고작 조던의 여친이나 집적거리지를 않나.. 이게 무슨 빌런이야.. 그것도 의원 아들이자 대학교수가? 솔직히 이건 현실세계에서도 말이 안 된다. 

헥터가 비행기 격납고에서 조던과 결투를 벌일 때에도 캐롤을 납치해다가 미끼로 쓰지를 않나..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은 요새는 3류 건달 영화도 안 한다. 이 영화는 헥터에 대한 묘사 때문에 다 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거기다가 최종보스였던 패럴렉스는 지구까지 다 왔다가 조던 펀치 맞고 태양으로 뚝 떨어져 사망? ㅋㅋㅋ 이럴 거면 처음부터 그린랜턴군단들이 태양 같은 항성으로 패럴렉스 유인해서 잡아도 되는 거 아니었나? 

헥터와 패럴렉스의 외모도 너무 혐오스럽게 그려서, 영화 보면서 눈살이 다 찌뿌려졌다. 요즘에는 히어로영화에서 악당도 외모를 보는 시대다. 애들까지 다 보는 영화인데 꼭 이렇게까지 구질구질하게 묘사했어야 했나..라는 의문이 든다. 

이래저래 각종 설정을 너무 날리고, 초반에 대사도 너무 엉망이라 영화가 산으로 간 것 같다. 

영화를 이렇게 가볍게 가려고 했다면 아예 그쪽 노선을 탔어야 했다. 가오갤 시리즈처럼 영화 시작하자마자부터 가볍디 가볍게.. 옛날 노래도 틀어주고 춤도 추고.. 시네스트로가 대장급 그린랜턴으로서 이 영화 초반에 너무 무게를 잡는데 이러면 안 되었다. 시네스트로도 좀더 가볍게 갔어야 했다. 아님 시네스트로가 초반에 아예 안 나오던지.. 

할 조던의 아버지가 죽는 장면 같은 것도 나올 필요 없었다. 그것도 두번이나 반복해서 아버지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 아무런 작용도 안 한다. 가볍게 갈 거였으면 아버지의 장면들은 솔직히 다 빼도 됐다. 차라리 할 조던이 전투기 조종사 되기 전에 학교에서 사고치거나, 술먹고 바보짓한 장면이라거나.. 이런 거 보여주는 게 나았지..

이 영화감독인 마틴 캠벨이 히어로 영화를 처음 찍어봤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1인 제작 미디어라도 찍으면서 연습 좀 하지 그랬는가.. 

아니면 이 영화 초반 소재인 공군 파일럿처럼 가던지.. 혼자 뻘짓하기도 하지만 정신 차리고 다른 그린랜턴 군단과 함께 마지막 전투에서 패럴렉스를 멋지게 날려버리든지.. 이 영화는 그럴듯한 해병대 영화도 되지 못했다. 

 

그린랜턴에 대해 소개하고, 그린랜턴 군단을 소개하고 이런 건 그럭저럭 잘 했는데.. 이 영화의 장점은 딱 그거 하나이고 나머지는 너무 별로라서 반지닦이 영화가 되고 말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최악의 영화까지는 아니고 VOD나 OCN에서 틀어주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이긴 하다. 적어도 배대슈처럼 못봐줄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두번다시 그린랜턴에 출연 안 한다면서 마블 진영으로 가버렸고 그후 몇년간 디씨유니버스 영화도 못 나오게 되는데.. 만일 그린랜턴 영화를 또 찍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행히 원작에서 그린랜턴이 대를 이어서 상속이 된다고 하니, 할 조던 후임인 사람 이야기를 그리면 될 듯 하다. 할 조던 이야기가 원작에서도 이렇게 별로였다면 굳이 더 영화화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할 조던 아들인 제이슨 조던이라거나.. 할 조던 2세라거나.. 대충 이런 이름으로 하고, 신세대 배우가 나와서 차세대 그린랜턴 연기해주면 깔끔하겠다. 뭐 디씨가 그린랜턴 영화를 더 찍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린랜턴은 사실 꽤 흥미로운 소재를 가진 히어로이다. 랜턴으로 반지를 충전하고, 그 반지의 힘을 받아서 활동을 하는 히어로인데.. 각본만 잘 짜면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가 될텐데 모자른 감독들이 그걸 못한다.. 가령 예를 들면 집안에 놔둔 랜턴을 악당이 훔쳐가서, 그거 찾으러 악당 기지에 쳐들어가는데 싸우다가 거의 끝나갈 때쯤 반지의 힘이 다 빠진다거나.. 랜턴과 반지만 잘 활용하면 재미있는 영화가 얼마든지 나올텐데.. 디씨 감독들이 왜 이걸 못하는지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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