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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수천 종의 외계종족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28세기의 우주. 에이전트 발레리안과 로렐린에게 30년 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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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몇 년후에 다시 보고 리뷰를 다시 쓰기로 했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발레리안 일행이 알파에 가기까지 계속 흐름이 끊긴다. 대체 편집을 어떻게 한 것인지 하여간 뭐가 계속 끊긴다. 여기서부터 감점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발레리안과 로렐린의 초반 사랑싸움 장면은 참고 보자면 볼 수는 있다. 이거 가지고 까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는 다른 문제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그리고 이름 문제가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제목이 "발레라안:천개 행성의 도시"라고 되어 있어서 천개 행성 도시 이름이 발레리안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었다. 천개 행성도시의 이름은 '알파'이고 발레리안은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그다지 좋지 않은 네이밍이었다.
원제는 "발레리안과 천개 행성의 도시"인데 그냥 이대로 하는 게 나았다. 국내 상영하면서 영화제목을 조금 바꾸는 바람에 크나큰 혼란만 주었다.
가장 큰 문제는 상상력이 과하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빅마켓이 있다. 발레리안 일행이 빅마켓에 입장할 때는 허허벌판의 땅이었다. 이것이 안경만 끼면 다른 세계처럼 보인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빅마켓을 묘사하면서 갑자기 있지도 않던 협곡과 골짜기 밑으로 엄청나게 많은 도시가 나타난다. 이런 장면은 아무리 상상력을 운운하더라도 너무 지나치고 그냥 CG기술력 자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빅마켓은 그냥 넓은 땅에 여기저기 상점이 많은 도시 정도로 묘사하는 것이 적당했다.
다른 사람들은 빅마켓 장면이 좋았다고 하지만 나는 이 영화에서 빅마켓 장면이 가장 나빴다.
그리고 알파시가 일종의 우주공간에 떠있는 우주정거장인데 그 안에 바다가 있고 해파리가 있다는 식의 묘사도 대단히 좋지 않았다. 이것은 과학적 상식이 조금만 있어도 껄끄러운 장면이 된다. 영화감독이 SF를 찍을 때는 최소한 과학적 소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본다. 알파시가 그다지 체계적으로 돌아가지도 않는 무법천지의 도시처럼 보이는데 그 안에 바다가 있다고? 이거는 상상력이 아니라 그냥 허무맹랑하고 말이 안 되는 설정이다. 설령 원작에서 그렇게 표현을 했다고 하더라도 일부러라도 수정을 했어야 했다.
아니면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갈 거면 아예 스토리도 같이 말이 안 되게 하던지 그건 아니고 스토리는 또 대단히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그래서 시각적인 묘사와 스토리가 완전히 따로 논다.
이 영화의 캐스팅도 남여 주인공은 처음에는 무난했다. 중반까지는 괜찮았는데 후반에 가서는 주인공들이 사령관을 쥐어패는 장면도 나와서 역시나 배우와 맞지 않는 캐스팅이 되어버렸다. 그냥 원작 무시하고 끝까지 코믹하게 가던지 아니면 좀더 덩치가 있는 배우를 기용해야 했다. 차라리 클라이브 오웬을 발레리안역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리아나 공연 장면은 다소 길긴 하나 내가 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버블이 잘 싸우다가 쓰레기처리장 한번 지나갔다고 사망하는 장면은 매우 황당했다. 그냥 버블 살리고 나중에 보상이 된다는 식으로 해도 별 무리가 없었을텐데.. 거기다가 버블이 유언으로 주인공들에게 일장 연설을 하는 장면은 아주 좋지 않았다. 이럴거면 버블역으로 리아나를 채택하지를 말던지 아무리 봐도 그런 연설을 할만한 사람이 아닌데 배우와 어울리지 않는 장면을 넣어서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이 영화가 대충 이런 식으로 뭔가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망했다.
클라이브 오웬도 그냥 배우가 낭비되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런 악역에 좀더 맞는 배우가 있었을텐데..
뤽 베송감독이 영화 감독하기는 힘들다는 것만 확인했다. 캐스팅도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원작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한 것 같다.
제작비를 써도 너무 많이 썼다. 1960년대에 나온 옜날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제작비를 쓸 필요가 있었을지.. 어차피 요즘 세대와 맞지 않을텐데.. 그리고 돈을 쓸거면 제대로 써야지 제일 돈을 많이 쓰고 공을 들였어야 할 사령부와 K트론의 대결 장면은 허접하기 그지 없다. 그냥 드라마 세트장에서 대충 찍은 것 같다. 무슨 사령부가 동네 동사무소처럼 보인다. 일반 병사들도 군복인지 누더기인지를 대충 걸치고 다닌다. 이건 좀 너무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크게 돈들일 필요도 없는 빅마켓과 알파시 내부의 바다 장면, 스타워즈가 생각나게 하는 알파시 외부의 묘사 등등은 꽤나 있어보이게 제작했더라. 정말로 안타깝다. 뤽베송 감독은 그냥 바닷가에서 다큐나 찍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령부에 관심이 없었다면 애초에 이 작품을 영화화를 해서는 안 되었다.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정치드라마인데 그 중요한 사령부와 K트론, 그외 군인/참모를 대충 다루다니.. 이럴거면 이 작품을 대체 왜 영화화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이 작품은 좀더 톤다운을 하고, 감독과 제작진을 싹다 바꾸고, 배우까지 싹다 바꾸고, 불필요한 CG줄이고, 약간 더 진지하게 다룬다면 그렇게 큰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갓명작으로 만들 수가 있다. (요즘에 그럴싸한 감독/제작진이 별로 없긴 하지만..) 굳이 중국 자본까지 끌어올 필요도 없었다.
이 영화의 장점을 꼽자면 아름다운 외계인이다. 이 영화만큼 외계인을 아름답게 묘사한 영화를 근래에 본 적이 없다. 수정족도 그렇고 리아나가 묘사한 버블이란 외계인도 그렇고.. 화성침공 류의 영화와 정확히 반대에 있는 영화라고 하겠다. 좀비영화, 공포영화, 화성침공류의 영화에 질린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하다. 다만 영화가 좀 맥락이 안 맞다는 것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 영화가 출시한 2017년도에는 배대슈처럼 어두침침하고 뭐가 잘 보이지도 않는 다크한 영화가 판을 치던 시기라서 이 영화가 보여준 밝은 톤의 영상미도 약간은 점수를 줄 수가 있다. 그래서 단점이 어느 정도 보완이 되어서 나는 10점 만점에 4점을 준다.
프랑스영화를 보고 싶으면 13구역, 루팽 같은 영화를 더 추천한다.
희소식은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넷플릭스에는 발레리안 같은 영화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배대슈 같은 다크한 영화 천지라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넷플릭스나 여러 OTT에 파킹해놓으면 적어도 제작비는 회수할 것 같다. 어쨌든 운은 좋았다.
한참 나중에 이 영화의 짧은 쇼츠를 보면서 왜 이 영화가 흥행이 좋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을 읽게 되어 나도 고민을 좀 해봤다.
뭔가 서사가 맥이 빠진다. 개그도 좋으나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어느정도 액션성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감독이 그런 건 개나 주고 죽자사자 유아용 개그코드만 남발한다.. 막상 SF는 애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많이 보는데 타겟층이 안 맞는다. 그것도 남성 어른들이 제일 많이 본다. SF는 어쩔 수 없이 이 사람들에게 코드를 맞출 수밖에 없다. SF는 남자 어른들을 위한 컨텐츠에 가깝다. 아무리 발레리안의 원작이 SF의 시초라고 하더라도 이 코드에는 맞춰줬어야 했다. 발레리안은 그런 부분에서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애들이나 여성들이 보기에는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